신명기에 나오는 율법을 보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신명기 25장의 규정은 직접적인 적용이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악인에게 40대 태형을 준다든가, 형제가 사망하면 그 아내를 다른 형제가 데리고 산다든가, 두 사람이 싸우는데 아내가 상대 사람의 음낭을 잡으면 손을 찍는다든가 하는 것은 오늘날 적용하기 어려운 규정들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나타난 정신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질서를 지키도록 하기 위해 세밀하게 준비한 규정들을 보면서 모세가 하나님이 얼마나 세밀한 분인지 알게 됩니다. 이곳의 율법들은 모두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의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한 것들입니다. 기초를 위한 초등학문과 같은 것입니다.( 3:24).

21세기를 사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여기 나오는 율법의 많은 부분을 따를 경우 무리가 생기게 됩니다. 상황에 맞게 변형하는 상황화가 필요하겠죠. 법의 정신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초등학문 또는 기초는 세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신학대학원에 다녔을 때 글렌 스태슨 윤리학과 교수님이 해준 말이 기억납니다. 아프리카에서 온 학생이 있었는데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그 분야의 기초 과목을 들을 필요 없이 상위 과목을 들으면 졸업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학교 측은 그 학생이 여전히 기초 과목을 들어야 하는 규정 때문에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님은 규정의 원리(principle)를 적용해야지 규정을 그대로 율법주의적(legalism)으로 적용하면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논쟁 끝에 그 학생은 기초 과목을 듣지 않고 상위 과목을 곧바로 듣고 졸업을 할 수 있었고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법을 해석하는 변호사, 검사, 판사가 있는 것처럼 법은 멈춰져 있는 게 아닙니다. 상황에 맞게 제대로 해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이라는 것은 그 원리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악인에게 태형 40대를 주는 것은 악한 행동에 대해 뉘우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남편이 죽은 여인을 남편의 형제가 돌보게 하는 것은 자칫 방황할 수 있는 여성을 보호하고 가족을 보호하는 법 정신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호의 개념이 강합니다. 어떤 주석가는 가족 재산의 보호라는 말도 하더군요.

결국은 이 모든 것이 질서에 대한 것입니다. 질서는 따라서 억압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질서가 무너지면 사랑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질서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유를 경험하게 하는 질서입니다. 인간을 억압하고 인간의 자유를 빼앗는 질서가 아닙니다.

집행자
감독 최진호 (2009 / 한국)
출연 조재현, 윤계상, 박인환, 차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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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집행자로 인해 요즘 사형제도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데드 맨 워킹이라는 영화에도 이러한 주제가 다뤄지고 있죠.

법은 질서를 위해 필요합니다. 그래서 죄인에게는 적절한 형벌이 내려져야 질서가 잡힙니다. 그 질서는 무고한 시민들에게 은혜와 자유를 경험하게 하고 죄를 짓는 죄인에게도 은혜와 자유를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극악무도한 죄인은 오랫동안 감옥에서 살게 됩니다. ‘데드 맨 워킹이라는 영화에서 매튜라는 남자는 두 연인의 데이트 현장에서 강간을 하고 살인까지 한 극악한 사형수입니다. 그는 히틀러의 추종자이고 인종차별주의자입니다. 사람들은 그가 사형되어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그는 사형을 앞두고도 회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를 헬렌 수녀는 사형될 때까지 도와줍니다.


데드 맨 워킹
감독 팀 로빈스 (1995 / 미국)
출연 숀 펜, 수잔 서랜든, 조안 글로버, 레노어 뱅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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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헬렌 수녀가 하나님의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손가락질을 했지만 헬렌 수녀는 수모를 감당하고도 매튜를 끝까지 도왔습니다. 질서를 무너뜨린 자였지만 감방에서 강제로라도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자였기에 헬렌 수녀님은 은혜와 자유를 경험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질서에 은혜와 자유가 있으면 생명의 길로 갈 수 있지만 은혜와 자유가 없으면 그것은 사망의 길로 인도하게 됩니다.

디트로히 본회퍼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에버하르트 베트게 (복있는사람,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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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학자들이 질서를 위해 히틀러의 정치에 토를 달지 못햇을 때 디트리히 본회퍼는 히틀러 암살을 준비했습니다. 이는 히틀러의 새 질서 위에 은혜와 자유가 없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신자였던 안중근은 왜 암살을 시도했을까요. 일본 제국주의의 질서 위에 은혜와 자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질서 위에 은혜와 자유가 없으면 우리는 저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에서 은혜와 자유가 없는 질서에 대해 문제 제시를 합니다. 질서 위에 은혜와 자유가 있으면 그것은 값진 일입니다. 헬렌 수녀님은 의미있는 일을 한 분입니다.

다시 신명기에 나오는 질서를 생각하게 됩니다. 특별히 25장의 질서에 은혜와 자유가 있나 생각해 봅니다. 의인에게 은혜와 자유가 부여되고 악인에게 죄의 대가를 치르고 죄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은혜와 자유가 있습니다. 질서 밖으로 빠져나와 혼란스러울 뻔 했던 남편 잃은 여자에게 은혜와 자유가 주어지며 음낭을 잡혀 성기능을 상실할 수 있는 남자에게 은혜와 자유가 있습니다. 죄를 졌지만 손을 찍힌 여인에게는 은혜와 자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질서는 수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형 제도는 사형수에게는 은혜와 자유를 빼앗는 질서입니다.

아돌프 히틀러 (Adolf Hitler) / 국외정치인
출생 1889년 4월 20일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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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히틀러나 이토 히로부미의 은혜와 자유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그들도 질서 위에서 은혜와 질서를 누려야 하는 인간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많은 사람의 은혜와 자유를 빼앗았던 인물들이었기에 예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엄청난 파워를 지닌 자들이었습니다.

나영이를 괴롭힌 조두순은 그래서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합니다. 그는 12년 동안 감옥에서 살고 나온 후 다른 어린이들의 은혜와 자유를 빼앗을 가능성이 큰 사람입니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잠재적인 피해자입니다. 질서(감옥) 안에서 그도 은혜와 자유를 체험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교화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그를 품을 헬렌 수녀님과 같은 영적 지도자가 필요하게 됩니다.

우리 사회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에 은혜와 자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해자의 파워나 영향력이 엄청나다면 예외적으로 그들에게서 은혜와 자유를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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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히노끼
    2009/11/09 15:5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질서 ,율법, 윤리등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위해 주신 것이고 그것을 잘해석하고 원리를 잘 이해한다면 조금은 덜 다치며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사람을 귀히여기고 사랑하며 존중하며 아끼고 살아야 되는지 알기쉽게 분명히 말씀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 2009/11/09 18: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사람을 귀히 여기시려는 마음, 본받고 싶습니다...

집행자
감독 최진호 (2009 / 한국)
출연 윤계상, 조재현, 박인환,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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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을 때 문자 그대로 봐야 할 것이 있고 성경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분별력이고 그 분별력은 성령께서 갖도록 하십니다.

신명기 22장은 혼외의 정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혼외정사에 대해서는 엄격한 벌을 내리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결혼 전에 남녀가 육적인 사랑을 나눴을 경우에는 반드시 결혼을 해야 한다고 명령합니다.  신명기 22장에 따르면 순결한 상태에서 결혼하지 않을 경우 돌에 맞아야 합니다. 결혼 생활 안에서의 섹스가 아니면 대체로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 상황이 신명기 22장입니다.

이 율법대로 한다면 21세기를 사는 사람 중 살아남을 사람이 몇 명 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들키지 않을 경우 죽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들켰을 경우에는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을 것입니다. 처녀가 아닌 여자에 대해 남자가 처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그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 여자는 돌에 맞아 죽어야 합니다.

약혼한 남자와 동침하면 남자와 여자 모두 돌에 맞아 죽어야 합니다. 유부녀와 동침하면 역시 둘다 돌에 맞아 죽어야 합니다. 강간을 한 남자는 죽어야 합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결혼의 신성성인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이 그만큼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섹스는 가하되 모든 게 유익하지 않고 오직 결혼 생활 안에서의 섹스만 귀중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남자와 여자의 결혼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21세기 상황에서 돌에 맞아 죽어야 할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사역했을 때도 결혼 생활 밖에서의 섹스가 우상숭배의 문제로까지 연결됐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성생활이 문란한 여자를 사람들이 돌려치려하자 네가 죄가 없으면 그렇게 해보라고 했고 사람들은 돌을 던지지 않고 물러섰습니다. 예수님은 그 여자에게 이제는 죄를 짓지 말라고 하시며 보내줬습니다.

돌로 쳐서 죽이면 회개할 기회가 없고 새 삶을 살 기회를 잃게 됩니다. 윤계상, 조재현 씨가 출연하는 영화 집행자 2009 115일에 개봉된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 시사회를 본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들의 이야기를 필름에 담았다고 합니다.

흉악한 범죄자였지만 20년 동안 교도관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좋은 사람이 됐는데 사형을 당하는 상황에 그들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기회는 반드시 주어져야 합니다. 흉악한 살인마가 무기징역을 받았어도 그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신명기 22장을 문자 그대로 보면 주변의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예수 복음은 그런게 아닙니다. 따라서 22장을 문자 그대로 보지 않고 뜻을 보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뜻은 결혼 생활의 신성함입니다. 결혼 생활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하나님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하나님과의 결합(결혼)이 깨지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 시대에 고린도 교회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결합을 깨는 성적 문란의 분위기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성적 문란을 바울은 경고했던 것입니다.

신명기의 저자로 여겨지는 모세도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과의 결합을 깼던(우상을 숭배했던) 민족이기에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결국 하나님과의 결합을 깨지 말 것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것을 깨는 것은 나쁜 일이기에 돌을 던져 죽일 정도로 심각하게 다뤘던 것입니다.

결국 결혼 생활을 깨지 말고, 더 나아가 하나님에 대한 신뢰도 깨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만큼은 깨지 말아야겠습니다.

하나님은 끝까지 기회를 주시고 신뢰 회복을 위해 인내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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